증시전문가, 자금동원력 "글쎄"…시너지 "없다"
인수시 당사자보다 삼성전자.은행 수혜 예상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이들은 효성의 자금동원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인수시 양사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효성이 만약 인수를 한다면 이는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라던가 하이닉스 매각으로 보유지분을 처분한 은행이 초과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등 오히려 인수 당사자 외 기업의 수혜를 예상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는 "어불성설"
증시 전문가들이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만한 자금동원력이 있느니 여부를 꼽았다.

하이닉스의 매각 대상 지분은 총 주식의 28.07%로 22일 종가기준으로 3조6천500억원 가량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4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업황이 부침이 심하고 매년 2조~3조원대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반도체의 산업 특성상 인수 후 하이닉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재무구조가 튼실해야 한다.

대우증권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효성의 차입금과 보유현금 규모를 봤을 때 하이닉스 인수는 어불성설"이라며 "특히 사이클의 등락이 심한 메모리 업체에 대한 M&A는 경기하강에 견딜만한 재무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양 사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중공업, 산업재, 화학, 섬유분야의 효성과 반도체 회사인 하이닉스간 산업 연관성이 아무래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이선태 애널리스트는 "효성이 반도체 사업의 경험이 없어 변동성이 심한 반도체 업종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효성의 인수가능성은 크지 않고, 주인 찾기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리한 인수'라는 견해가 대다수를 이룬 까닭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부정적이다.

현대증권 박대용 애널리스트는 "11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시 효성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성.하이닉스보단 삼성전자, 은행이 수혜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평가가 모질다 못해 오히려 당사자 이외의 수혜를 점치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KB투자증권 서주일 애널리스트는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가 성사된다면 삼성전자의 지배력 확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구조가 약한 효성이 하이닉스에 대한 자금 지원이 미미한 수준일 것이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삼성전자가 업계 2위를 하이닉스와 격차를 더 벌려 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HMC투자증권은 하이닉스 매각에 따라 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은행의 수혜를 예상했다.

보유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과 매각가액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하이닉스 매각 시 그만큼의 초과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주식의 시장가치와 6월말 장부가액과의 차이가 자기자본 대비 가장 큰 은행주는 외환은행이며, 초과이익이 자기자본의 5.1%를 웃돌며 이어 우리금융이 2.7%, 신한지주가 1.6% 순"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