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조업 '완연한 회복세'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가 호전되면서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빠르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3% 가까이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에선 최근의 양호한 경제지표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한 결과인 데다 실업과 금융사 부실문제가 여전해 낙관하긴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1일 발표된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월 52.9로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넘어섰다. PMI가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확장을 의미한다. 신규 주문이 제조업 확장을 주도했다. 신규주문지수는 64.9로 200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경제를 벼랑 끝에서 되돌리기 위해 우리가 취한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며 환영했다. JP모건이 발표하는 글로벌 PMI(27개국 기준)도 8월에 53.1로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글로벌PMI가 5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6개월 연속 제조업 경기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8월 PMI는 54.0으로 16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8월 제조업 PMI는 48.2로,'경기분기점'인 50엔 못 미쳤지만 7월(46.3)에 비해선 크게 상승했다. 14개월 만의 최고치다. 일본의 7월 산업생산도 1.9% 증가했다. 이처럼 각국 공장의 가동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요르크 데크레신 IMF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세계 성장률을 3%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지난 7월 세계경제가 올해 1.4% 위축되고 나서 내년에는 2.5%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IMF는 다음 달 1일 새 전망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경기호전이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는 있지만 회복세 지속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높은 실업률 때문에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어렵고 금융사들의 부실문제도 잠재적인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일 뉴욕 증시는 금융사들의 건전성과 실적 우려가 확산되면서 은행주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데크레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회생은 자력보다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것"이라며 "성급하게 출구전략을 실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