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액정표시장치)의 새로운 수요처를 찾고 포스트 LCD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LCD 사업을 이끌고 있는 장원기 LCD 사업부 사장이 고민을 털어놓았다. 26일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다. 그동안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쌍두마차였던 LCD 산업이 성숙기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어 과거와 같은 돈벌이를 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LCD 사업은 매출 기준으로 연평균 26%,판매량 기준으로는 40%의 고속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이 시장은 성숙기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어 성장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CD 사업은 2004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삼성전자에 7조2700억원의 이익을 안겨다줬다. 하지만 최근 치열해진 경쟁과 성숙기 진입으로 캐시카우로서의 지위를 상실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LCD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세계시장 점유율 27.9%로 1위를 유지했지만 12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

삼성전자는 LCD 수요처를 확대하는 것과 함께 뒤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와 LCD 기술을 이용한 태양광 패널,대형 광고판 등에 사용되는 DID(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초대형 TV 등이 이에 해당된다.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빛을 통과시키고 여과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LCD와 달리 AMOLED는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더 작게 만들 수 있고 선명도가 높아 차세대 디스플레이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의 OLED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담당하고 있다. 소형 OLED는 휴대폰,PMP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대형 OLED는 원가경쟁력이 떨어져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