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지능화는 운전의 편리함뿐만 아니라 안전까지 책임지며 운전 환경의 일대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갖가지 신기술을 적용한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운전자 주행 환경도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운전자의 부주의로 차선을 이탈했을 때 이를 경고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예방해주는 기술인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S ·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도 대표적인 신기술 중 하나다.

이른 아침 출근을 위해 매일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는 회사원 윤모씨.오늘도 어김없이 고속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밟으며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날 밤 과음 탓인지 몸이 금세 나른해지고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시속 100㎞로 달리다 보니 어느새 운전대를 잡은 양 손에 힘이 빠지면서 차가 우측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순간 옆 차선을 달리고 있던 차량이 경적을 울렸다. 윤씨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다.

이처럼 졸음 운전이나 부주의로 옆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의도하지 않은 차선 이탈은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고속도로 주행 때 더욱 위험하다. 현대모비스는 차선 이탈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는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을 개발해 현대자동차 신형 에쿠스와 제네시스에 적용하고 있다.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은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은 채 차선을 이탈하면 이를 경고해주는 주행 편의 장치다. 룸미러에 내장된 카메라가 전방을 촬영하고,수집한 도로 영상을 전자제어 유닛(ECU)으로 보낸다. ECU는 차선이탈 위험을 감지한 순간 경보장치에 명령을 내린다. 경보장치는 모니터와 소리로 위험상황을 알리는 한편 안전벨트를 당기는 방법으로 경고를 내보낸다.

신형 에쿠스에 적용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중앙차선과 일반차선을 구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은 차선의 구분 없이 단순 이탈 때 경보를 보내지만,에쿠스 방식은 왼쪽 차선이 노란색이면 중앙선으로 인식해 1초에 2회 경보음을 울리고 안전벨트를 진동시킨다.

일반차선을 이탈할 때는 클러스터에 경고등과 함께 경고음을 낸다. 차선이탈 상황이 3초 이상 유지될 경우 프리 세이프 시트벨트의 떨림을 통해 촉각 경보를 제공한다. 에쿠스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은 시속 60㎞ 이상 속도에서 작동한다. 주행 중 에어컨이나 오디오 조작,전화 통화 등 의도하지 않게 차선을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경보가 가능하다.

현대모비스는 이 시스템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인 오피러스 후속 모델 등 국내 신차는 물론 북미 수출 차종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