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한 남자가 바다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그 옆에는 비키니를 추스르는 두 명의 여자가 있다. 이 남자는 정말 바다를 찍는걸까?

최근 인도의 카메라부품 업체 오맥스가 만든 초광각 렌즈 광고가 화제다.

남자들의 훔쳐보기 심리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이 광고에서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과 섹시한 여성들의 위치는 거의 90도의 각을 이루고 있지만 초광각 렌즈의 힘을 빌려 몰래 여성들을 찍는다는 컨셉이다.

호숫가 잔디밭에서 비둘기를 찍으려는 남자 옆에는 두 명의 민소매 차림 여성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으며, 전망대에서 풍경을 찍는 남자 옆에도 역시 두 명의 여성이 핫팬츠를 입은 채 난간에 매달려 있다.

물론 여성들은 카메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오맥스는 1982년에 설립돼 디지털카메라 부품과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 광고는 세계적인 광고업체 퍼블리시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광각렌즈는 렌즈의 광학적 중심부와 초점면 사이의 거리를 짧게 함으로써 보이는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시야각이 넓어지는 대신 원근감은 과장되고 화상은 왜곡되게 마련이다.

표준렌즈의 초점거리가 40~60mm인데 일반적인 광각렌즈는 28~35mm이며, 이보다 더 짧은 렌즈가 초광각렌즈이다.

일명 어안(물고기눈)으로도 불리는 초광각렌즈는 현재 10mm 수준까지 출시돼 있다. 니콘 10.5mm 렌즈의 경우 가격이 90만원대에 달한다.

니콘 포토스쿨 관계자는 "초광각렌즈는 좁은 공간을 넓게 담아야 할 때나 풍경 촬영용으로 쓰이는데 최근 들어 수요가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10mm대 렌즈의 경우 시야에서 거의 180도 가량을 담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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