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상사들이 남미 등 신흥국에서 수도사업과 같은 물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마루베니상사는 지난달 페루에서 정수장을 운영하는 회사의 지분 일부를 사들여 리마시의 수자원공사에 음용수를 판매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리마시는 최근 인구 증가에 따라 수돗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마루베니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페루에서 수도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스미토모상사는 지난 5월 프랑스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멕시코에서 공장과 가정의 폐수를 정화한 뒤 농업용으로 재이용하는 사업의 운영관리를 시작했다. 스미토모상사 관계자는 "신흥국에서는 기술력이나 자금력이 있는 해외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끌어들여 물 관련 사업을 벌이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 같은 신흥국 물사업 확대를 위해 종합상사와 플랜트회사 건설사 등 30여개 민간기업이 올초 '해외 물순환시스템 협의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협의회 참가 기업들은 신흥국에서의 물 관련 사업 정보를 교환하고,사업에 따라서는 특별목적회사를 만들어 공동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들 기업의 신흥국 진출에 국책은행 대출과 공적개발원조(ODA) 등으로 측면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의 해외 공업단지에 생활배수를 공업용수로 재처리하는 물순환 플랜트를 건설하는 시험사업도 시작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세계에서 안전한 물을 먹지 못하는 인구는 현재 약 11억명으로 2025년에는 30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화장실 등의 배수처리가 적절하지 못한 비위생적인 지역의 인구는 약 12억명이다. 물 관련 비즈니스 세계 시장 규모는 남미와 아시아 등 신흥국 경제 발전과 함께 더욱 커져 2025년 100조엔(약 130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