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한 레저용차량(RV) 분야에서 강점이 있던 쌍용차가 장기간의 공장 점거 파업 사태를 겪으면서 올해 RV 시장 점유율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가 70일 넘도록 차량을 한 대도 생산하지 못하자 이 회사 RV를 사려고 했던 고객군이 현대.기아차 등 신차를 출시한 브랜드로 옮겨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RV 시장 점유율은 기아차가 48.8%로 1위였고 현대차가 37.9%를 차지해 그 뒤를 이었다.

기아차는 쏘울과 카렌스, 카니발, 스포티지, 쏘렌토R, 모하비 등 다양한 RV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현대차도 투싼과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액티언과 카이런, 렉스턴, 로디우스 등 RV를 주력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는 이 기간에 시장 점유율이 5.0%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4월 12.1%를 기록했던 쌍용차의 RV 시장점유율은 파업이 시작된 5월 6.0%로 하락하더니 생산량 없이 재고량만으로 판매가 이뤄지던 6월과 7월에는 각각 0.2%, 0.1%까지 내려갔다.

QM5를 생산하는 르노삼성은 올해 1∼7월 RV 시장 점유율이 4.2%였고 윈스톰을 판매하는 GM대우는 4.0%를 기록했다.

올들어 7월까지의 RV 점유율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쌍용차의 순위는 여전히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점유율 자체는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1%를 기록했던 쌍용차의 점유율이 7.1% 포인트나 줄어 5.0%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는 쌍용차 제품이 생산되지 않고 영업망이 축소되자 RV 고객들이 대거 현대.기아차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RV 시장 점유율은 76.2%였는데 올들어 7월까지는 평균 86.7%를 기록, 10.5% 포인트나 상승한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파업 때문에 차량이 생산되지 않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예상 가능한 결과이지만 브랜드 가치가 급락한 점도 큰 문제"라며 "쌍용차가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점유율을 회복하려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