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9일 한목소리로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롤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긴급 경기부양책이 경제의 자유낙하를 멈추게 했다며 "경제상황이 나아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경기침체가 끝나는 시작을 보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조지 부시 전 행정부 시절 시작된 은행 구제금융은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피하고 경기침체가 장기불황으로 가는 것을 막는 데 필요했고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구제는 수천개의 일자리를 구했다고 강조했다.

FRB도 이날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경제동향을 종합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해 올해 안에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FRB는 6월과 7월 중 경제활동이 계속 취약한 양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경기침체가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미약한 수준에서나마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나온 미국 경제에 관한 각종 지표들은 이러한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6월 중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2.5% 감소, 올해 들어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항공기와 자동차 등 수송 장비를 제외한 내구재는 주문이 1.1% 증가했다고 밝혀 제조업 부문이 안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상무부는 또 6월 중 미국에서 38만4천채(연율 환산 기준)의 신축 주택이 판매돼 전월에 비해 11%나 늘어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히는 등 미국 금융위기의 주범인 주택시장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5월 20개 대도시 지역의 집값을 나타내는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4월보다 0.5% 상승해 전월 대비로 2006년 7월 이후 34개월 만에 첫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FRB는 최근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1.0%로 상향 조정하면서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실업 증가와 이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는 여전히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FRB는 베이지북에서 일자리 창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며 "노동시장의 취약성으로 인해 임금 상승 압력이 사실상 사라졌으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임금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지난 1월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했을 무렵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콘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6.6으로 지난달 49.3보다 더 떨어지면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로이터/미시간대의 7월 소비심리지수도 5개월 만에 첫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미 경제의 주축 중 하나인 소비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