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직장인 중 절반가량은 월급 수령 후 17일이 지나면 월급이 '바닥'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취업정보업체인 인크루트와 시장조사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11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2%가 월급날이 되기 전에 지난 월급을 전액 사용해 '빈털터리'가 된다고 답했다. 월급을 사용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7.2일이었다.

월급이 바닥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0.8%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월급이 적어서(21.7%),물가가 많이 올라서(17.2%),소비를 무계획적으로 해서(11.2%)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저축 비중을 무리하게 높였기 때문이라는 답은 8.4%였다. 월급을 쓰는 데 걸리는 기간은 남성보다 여성이,기혼자보다는 미혼자가 하루가량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미혼자가 금전난에 시달리는 기간이 가장 긴 셈이다. 여성 미혼자의 경우 월급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화장품,의류 등의 소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월급이 바닥났을 경우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는 '카드를 사용해 버틴다'고 답했으며 '비상금을 사용한다' '무조건 아낀다'는 답도 각각 10%를 차지했다.

월급 중 가장 많은 지출 항목은 식비(16.9%)와 교통 및 차량유지비(16.7%)였으며 재테크(15.5%),주거비(14.6%),부채상환(14.2%),문화생활비(13.2%),유흥비(8.8%) 등이 뒤를 이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