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8일 미국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전망과 관련, "`예스.노(yes or no)'가 아니라 `언제(when)'냐는 시간의 문제"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김 본부장은 이날 낮 동국대 국제여름학교 초청 특강에서 "한미 FTA가 2년 전 타결돼 현재 양국 의회의 동의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미국은 경제가 어려운데다 먼저 해결해야 할 2가지 어젠다 때문에 FTA를 비준할 준비가 안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와 의료개혁에 주력하고 있어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면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 한미FTA는 비준할 것이냐, 말 것이냐(Yes or No)는 문제가 아니라 언제할 것이냐는 시간의 문제"라며" 그때가 오면 미국이 비준안에 대해 `예스'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를 묻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가을까지는 기후변화와 의료개혁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올해 내 비준동의안 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대한 노력해보자"고 말을 아꼈다.

그는 도하개발 어젠다(DDA) 협상 전망에 대해 "참여국이 많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바람에 타결이 늦어지고 있지만 올해 안에 농업, 비농업 분야의 상품 관세 인하 문제에 대해서는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문제만 해결되면 서비스 등 다른 주제는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계 각국이 250여개 FTA를 체결했지만 수출입이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는 겨우 4개만 체결한 상태"라며 "일부에서는 너무 빨리 간다고 지적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FTA에서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FTA를 체결한 국가와의 교역비중은 11.5%로, 중국(17.3%)이나 미국(34.3%), 싱가포르(57.3%), 멕시코(83.6%)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며 "미국, 유럽연합(EU)과 FTA가 발효된다고 해도 교역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양자간 협정의 확대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종래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1차, 2차 오일쇼크 등 두 번뿐인 데 그때도 -2~-3%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0%가 예상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한국은 보호무역주의와 싸워서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