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3년 글로벌 톱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跳躍)하겠다는 녹색경영을 선포하고 나섰다. 녹색경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비전과 함께 2013년까지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출 원단위 기준으로 50% 감축,제품 에너지 효율의 40%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8400만t 절감, 글로벌 환경마크 인증기준 이상의 친환경 제품 100% 출시, 녹색경영 실천을 위한 총 5조4000억원의 투자, 그리고 협력회사 녹색경영 파트너십 강화 등을 골자로 한 5개년계획을 내놨다. 녹색경영을 전사적 전략으로 추진하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제시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변화는 이번 금융위기 이후 산업 전반에 걸쳐 환경적 측면이 대폭 강화되는 등 산업 패러다임이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관련 무역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고, 미국에서는 수출품의 온실가스 규제를 위한 관세 도입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의 의무감축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이에 정부는 올해 말까지 감축목표치를 제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앞다퉈 환경과 녹색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나서면서 소비자에 강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기업 브랜드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로서는 새로운 변화를 서두르게 했을 것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실천계획은 구체적이고 그 강도 또한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협력회사, 제품생산, 물류, 소비자, 폐제품 처리 등 공급체인(Supply Chain) 전반에 걸친 혁신이 될 것이란 점에서 그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정부가 녹생성장을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거시적 정책이나 구호가 아니다. 기업들이 움직이고 소비자들이 변해야 기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녹색경영 선언은 의미있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고, 다른 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녹색경영 기업들을 평가하고 이들의 제품을 선호한다면, 또 정부가 녹색경영 기업들에 전폭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삼성전자를 계기로 존경받는 글로벌 톱 녹색기업을 향한 노력들이 국내에서 보다 확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