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마켓의 대가'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회장이 중국의 증권시장 시가 총액이 3년 내로 미국을 제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비우스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국영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14억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들이 주식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3년 내로 중국 증시의 시가 총액이 세계 1위인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비우스는 "중국인들은 이제 막 주식 투자에 발을 담갔을 뿐이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국영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도 더욱 큰 규모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현재 증시 시총 규모는 약 3조2000억달러로 추산된다. 1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시총 규모에 크게 뒤진다.

그러나 성장률에 있어서는 차이가 두드러진다. 500대 주요 기업의 주가를 나타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4.1% 상승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SCI)는 같은 기간 중국의 4조위안 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무려 75% 올랐다.

한동안 중단됐던 IPO도 지난해 9월 재개됐다. 지난달 중국 증권감독 당국이 IPO를 승인한 구이린산진제약과 저지앙완마케이블은 첫 일반 거래가 시작된 7월 초 이후 각각 64%, 139% 폭등했다.

다만 모비우스는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됐으며 내국인과 허가를 받은 해외투자자(QFII)의 거래만 허용되는 주식인 'A주'는 "실제 가치보다 다소 높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비우스는 "어느 정도 조정을 거칠 것"이라면서 "조정 이후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 더욱 안정적인 상승국면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도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소비자 지출이 늘어나며 올해 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도널드 스트라스자임 메릴린치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증시 시총이 미국을 앞지르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사람들은 중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차이점을 숙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하이 주식시장은 국영 기업들에 의해 '지배'된 반면, 미국 주식시장은 민간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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