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1세대 구매자, 애플에 문의"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이 국내외에서 화재사고를 일으켰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애플은 사고예방을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5월25일 리콜을 권고한 지 두 달이 가까워가는 최근까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자사 홈페이지(support.apple.com/kb/TS2099?viewlocale=ko_KR)에 '아이팟 나노(iPod nano) (1세대): 드물게 발생하는 배터리 과열 현상'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게재한 것을 제외하고는 추가 조치가 없었다.

아이팟 나노 1세대는 애플이 관련 안내문을 공지한 뒤에도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4차례에 걸쳐 충전 중 제품이 녹아내리거나 발화한 사고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었다.

최근 일본에서도 이달 초 자국 내 18번째 아이팟 발열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번에는 특히 화재로 이어진 4번째 사고라고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이 밝혔다.

애플은 그러나 배터리 과열사고가 난 아이팟 나노 1세대 고객의 경우 제품 수리 또는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1세대 제품 배터리에서 과열 현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고객은 회사에 문의하라는 1년 전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배터리 과열사고의 원인이 특정 배터리 제조업체에 있다고 하면서도 문제가 되는 제품의 일련번호 공지 등 사고예방을 위한 사전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배터리 발열 또는 폭발사고가 있었지만, 소수의 사례에 그치고 인명피해도 없었기 때문에 제품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아이팟의 리콜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이 애초에 리콜 권고를 수용했다고 밝힌 기표원은 애플이 리콜에 상응하는 별도의 공지와 제품교환을 실시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정확한 사고원인과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경산성이 문제된 제품의 일련번호를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소비자 경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