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 과장,이 대리들은 대부분 마음 속에 사표를 은장도처럼 품고 사는 모양이다. 직장생활 하며 한 번도 사표 생각을 해 본 적 없다는 직장인은 7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2명 중 1명은 사표를 작성해 봤고,3명 중 1명은 실제로 사표를 제출해 봤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직장인 5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생활을 하며 사표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무려 86.2%에 달했다. 거의 모든 김 과장,이 대리가 마음 속으로 사표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 셈이다. 사표 생각을 해 본 적 없다는 답은 13.8%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사표를 써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표를 써 본 적 있다는 응답자는 53.9%로 절반이 넘었다. 또 사표를 제출해 본 사람들은 전체 응답자의 32.4%로 3명 중 1명 꼴이었다.

가장 사표를 쓰고 싶은 순간은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이 심해질 때'(28.0%)였다. '회사의 지향점이 나와 다르다고 느낄 때'(14.5%),'업무가 적성에 안 맞을 때'(13.9%),'동료 · 친구보다 연봉이 낮을 때'(11.7%) 등 주로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 사표의 충동도 커졌다. '사생활이 침해받을 때'(10.2%),'건강이 나빠졌을 때'(8.2%) 등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사표를 던지고 싶어질 때 대응하는 방법 1위는 '주변에 하소연하며 스트레스를 푼다'(43.8%)였다. 다만 이 방법을 쓰겠다는 여성(58.4%)의 비율이 남성(29.2%)보다 훨씬 높았다. 2위는 '그냥 참는다'(23.5%)였고 3위는 '술을 마신다'(19.1%) 순이었다. <<또 사표를 던지기 전에 주변 사람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 고민하겠다'(34.6%)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이어 애인이나 배우자(24.3%),친구(19.8%),동료(10.1%)와 상의한다는 응답이 이어졌다. >>

사표를 내 본 직장인들은 회사에 뭐라고 얘기했을까? 1위는 '그냥 당분간 휴식기간을 갖고 싶다'(29.5%)였다. 이어 '이직 예정'(21.9%),'공부를 더 하겠다'(12.0%),'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10.9%) 등이었다. 사표를 내며 공부하겠다고 밝힌 남성 응답자의 5.3%밖에 되지 않았던 반면 여성 응답자는 19.1%로 높았다. 반면 '회사의 지향점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를 댄 남성 응답자는 16.0%로 여성(5.6%)보다 비중이 컸다.

사표를 내고 후회한 직장인은 20.8%에 불과했다. 후회한 이들의 경우 '재취업이 어려워서'(31.6%) 혹은 '충동적으로 결정해서'(31.6%) 뒤늦게 후회가 들었다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