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제위기 대응책이 자신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박사과정 시절 지도교수로부터 'A+' 평가를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한국시간) 버냉키 FRB 의장의 박사과정 논문을 심사했던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총회에서 "'제자' 버냉키의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에 A+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피셔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지내기도 했다.

피셔는 MIT 교수 시절 제자였던 버냉키 의장에 대해 "경제위기와 싸워나가는 (과감한) 행동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결단력 있고 용기있는 것으로,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그의 대응이 적절했다는 증거를 봐왔다"고 평가했다.

피셔 총재는 이날 "우리는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인한 최악의 위기를 목격했다"며 "경기침체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실업률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피셔는 그러나 "최근 1분기에서 성장세가 나타났지만 이것이 계속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빨리 긍정적인 성장 신호를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 극복의 신호로 △증시 회복 △기업어음시장 활성화 △활발해지는 전세계 채권시장을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세계 경제는 2차대전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벗어났다는 신호들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실업률 증가폭이 둔화되고 세계 제조업이 개선됨에 따라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지난 석 달 동안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피셔는 이날 "FRB는 무분별하게 금리를 인상해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전세계 중앙은행에도 세계시장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버블'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금리를 결정짓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해 12월부터 지속적으로 연방기금 금리와 은행간 하루 짜리 대출이자 '오버나잇 금리'를 내려 현재 0~0.25% 수준에서 동결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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