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티셔츠가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핫 아이템(Hot Item)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소시지룩(소녀시대가 '지(Gee)'를 부를 때 입었던 티셔츠와 스키니진 패션을 지칭하는 말) 바람을 몰고 온 소녀시대 등 인기 연예인들이 티셔츠 한 장으로 멋을 낸 모습이 잇따라 전파를 타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티셔츠는 무엇보다 다른 의류보다 값이 싸고 아무 옷과도 잘 어울려 손쉽게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의류 브랜드 업체들도 티셔츠에 새겨진 브랜드 로고를 이용해 회사를 널리 알릴 수 있어 티셔츠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티셔츠 열풍…매출 '견인차' 역할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월부터 이달 4일까지 전체 의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가운데 티셔츠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여성캐주얼군의 매출이 12.7% 신장했고 7일 밝혔다.

특히 1만~2만원대의 티셔츠가 주력 상품인 '애스크(ASK)' 브랜드의 경우, 신세계백화점과 공동으로 기획한 미키마우스 티셔츠가 발매 한 달 만에 70% 이상 팔렸다.

롯데백화점에서도 5월 전체 캐주얼 브랜드 중 티셔츠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0% 가량 늘었다.

특히 폴햄, 디키즈, 노튼 등 6개 캐주얼 브랜드와 공동 기획해 내놓은 '92사이즈'(쿨사이즈)의 2~5월 티셔츠 판매율은 폴햄이 85%, 디키즈 75%에 달했다. 남방, 바지 등 다른 의류상품과 비교해 상품소진율이 20~25%p 가량 높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콜레보레이션'으로 희소가치 높여

이처럼 티셔츠의 인기가 심상치 않자 캐주얼 브랜드들이 예술작품 혹은 유명 상표와 결합해 디자인한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후부(FUBU)는 최근 현대 추상미술의 창시자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을 담은 여름 컬렉션을 출시했다. 칸딘스키 작품인 '푸른하늘'과 '구성', '노랑-빨강-파랑', '무제' 등을 티셔츠에 녹여냈다.

칸딘스키 작품에서 선, 면, 색채가 주는 음악적 요소만을 뽑아내 음표, 악기 등의 모양으로 표현해 내는 방식이다. 후부 관계자는 "모든 제품에 칸딘스키 라벨을 부착해 희소성을 높이고 특별한 느낌을 받게 했다"고 설명했다.

르꼬그 스포르티브(lecoq sportif)도 최근 100년 역사를 가진 프랑스 미네랄 워터 브랜드 '페리에(Perrier)'와 협업해 '페리에 라인'을 선보였다.

페리에 특유의 청량한 느낌을 다양한 컬러와 생동감 있는 버블 그래픽 등으로 묘사했다. 팝아트의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알록달록하게 프린트된 그래픽이 음료 진열대의 초록병을 티셔츠 안으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친환경·기부 '착한소비'도 한 몫

친환경,기부 등의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도 선보이고 있다. 티셔츠를 사는 것만으로도 '착한 소비'를 했다는 기분이 들게해 판매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잭앤질(Jack&Jill)은 '클린 에어, 워터 앤 더 시티'(Clean air, water and the city)라는 친환경 캠페인을 열고, 어린이들이 환경을 소재로 그린 그림을 넣어 만든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은 환경단체에 기부, 환경개선을 위해 쓰여진다.

행텐(Hangten)도 친환경 캠페인을 열고 '웨어 그린&행텐'(Wear Green&Hangten)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티셔츠를 동물 캐릭터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티셔츠 색상도 그린, 화이트를 사용,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했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환경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는 '하트 포 아이'(Hear for Eye) 캠페인을 진행, 티셔츠 1200장을 한정 출시해 판매 수익금 전액을 시각장애아동들의 개안수술비로 지원한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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