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합법인이 출범하던 지난 1일 KT 직원 김모(37) 과장은 회사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동통신사가 된 KT의 변화를 실감했다.

이석채 회장의 출범식에서 밝힌 연설 장면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KT는 이날 3만8천여 전 직원들에게 `통합 KT 출범을 전 직원과 함께'라는 휴대전화 SMS를 발송, 이 회장의 기념사를 담은 8분짜리 압축 동영상 파일에 접속토록 했다.

최고경영자가 밝힌 KT의 미래와 비전을 직원 모두가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김 과장은 "출범식 기념사 SMS는 합병 KT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사례였다"며 "3만8천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하는 것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통합 KT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변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 1월 취임 당시 KT 임직원들의 주인의식 결여와 공기업적 마인드를 꼬집은 이후 KT 조직 내부에 보다 다양하고 개방화된 `소통'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사례를 들어 "직원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면 이를 서로 보완하고 수정해 결실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KT는 합병과 더불어 직원들의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위키피디아 방식을 적용한 `KT 아이디어 위키(Wiki)'를 선보이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기념 이벤트를 통해 직원들이 올려놓은 아이디어를 놓고 `최다 제안상', `최다 댓글상', `최고 구체화상' 등도 주어지게 된다.

일하는 방식의 IT화를 위해 만들어진 이 아이디어 발굴 창구에선 직원들이 서비스나 사업, 영업 팁, 문화, 제도, 네트워크, 비용절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아이디어 평가는 물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위키피디아 방식을 도입, 임직원들의 집단지성이 결집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KT의 야심찬 포부다.

내부 소통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사내메신저 `KT아이맨(I-MAN)'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이맨은 메신저 상에서 클릭하는 것만으로 사무실 전화와 휴대전화 통화, SMS, 이메일 전송이 가능하다.

합병을 전후해 직원들 간에 메신저를 통해 파일전송, 대화 등 커뮤니케이션이 크게 늘어났고 합병된 기존 KTF 직원들도 아이맨 활용법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이 회장은 앞서 "KT가 국내 대표 IT기업인 만큼 반드시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다양한 채널의 소통과 아이디어의 현실화를 강조했다.

조직이 방대한 KT는 아이맨이 없던 시절 담당자를 찾는 데만도 전화를 몇 통화씩 돌렸어야 했으나 지금은 조직도 검색만으로 업무 담당자를 쉽게 찾아내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고 KT 관계자는 전했다.

KT 관계자는 "최근 KT 인트라넷의 토론게시판 `쿨박스'에도 다소 민감하거나 조심스러울 수 있는 주제도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기탄없는 의견 개진이 이뤄지는 등 참여 열기가 뜨겁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