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발 2차 금융위기 공포가 점차 가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8일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간 투자자와 은행들이 동유럽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 동유럽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는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디에트마르 호른웅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체코(국가신용등급 A) 슬로바키아(A) 폴란드(A2)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 가운데서도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며 동유럽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곧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동유럽 국가들이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것도 동유럽 금융위기 우려를 완화시켰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가 IMF로부터 각각 200억유로와 118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고,폴란드는 206억유로 규모의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개설했다.

이머징마켓 채권시장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머징마켓 채권 가격이 3개월째 상승세(채권수익률 하락)를 타며 7년래 최대폭으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51억페소(43억달러) 규모의 부채 만기연장으로 디폴트 우려가 사라지면서 달러화표시 채권 가격이 이달 들어 28% 뛰었다. 우크라이나 채권 가격도 17% 올랐다.

이머징마켓 달러화 표시채권과 미 국채 간의 수익률 격차를 나타내는 JP모건의 신흥시장 평균 가산금리(EMBI)는 이날 4.47%포인트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작년 10월(8.65%포인트)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그만큼 신흥국 채권 부도위험이 낮아졌단 뜻이다.

하지만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동유럽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적어도 3~4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