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 협상 가능성과 관련해 "미측이 먼저 해법을 제시해야 하며 그 해법은 우리가 수용 가능하고 기존 이익의 균형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KBS1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합의된 협정문을 새로 쓰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미측에 분명히 했다"고 전제한 뒤 "협정문 밖에서 뭘 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는 결자해지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의회의 FTA 비준 동의 전망에 대해서는 "지금 4단기어를 넣어서 속도를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하반기가 되면 쇠가 벌겋게 달궈지는 시기가 오고 그 때가 되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쇠를 두드려 모양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어 "지금은 정제되지 않은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 5월말 GM 처리에 가닥이 잡히면 보다 정리된 상황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혼란 속에서 해법을 찾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방미에서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미 의원들을 만난 결과에 대해 "한미FTA가 경제적, 지정학적, 전략적으로 의미가 크다는 데 이의가 없었다"며 "시간문제일 뿐 반드시 비준 발효되겠지만 다만 경제위기 등 여러 상황이 있는 만큼 타이밍을 살피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유럽연합(EU)과의 FTA에 대해서는 "이번 한.EU 정상회담에서 통상장관회의도 잡혀 있다"며 "지금은 '깔딱고개'인 것 같고 EU 내부에서 입장 정리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은데, 넘을 수 있는 고개"라며 "그렇다고 막판에 조바심을 내는 것은 좋지 않으며 조금만 기다리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1차 협상이 진행중인 한.호주 FTA에 대해서는 "서로 이익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호주가 농업이 강한 나라인 만큼 축산이나 낙농은 적절한 보호방안을 강구하며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