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국공채 등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펴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춘 연 1%로 내렸다. ECB 설립 10년래 최저치다.

BBC방송에 따르면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유로존 내에서 발행된 600억유로 규모의 유로화 표시 채권을 매입할 것"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내 어느 나라의 어떤 채권을 매입할지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제한적 형태의 양적완화 도입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2%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CB는 작년 10월 이후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ECB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리면서 예상보다 소폭(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이번달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편 영국중앙은행(BOE)도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국채 등 매입에 500억파운드를 추가 투입키로 했다. BOE는 작년 9월 5%였던 금리를 올 3월(0.5%)까지 6차례에 걸쳐 내렸다. 기준금리 0.5%는 BOE가 설립된 169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 상황을 감안,국공채 및 회사채 매입 규모를 기존의 750억파운드에서 총 1250억파운드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지난 3월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영국은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9%로 주저앉고 실업률은 6.5%(작년 11월~올 1월)로 치솟는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