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GDP(국내총생산) 통계에서 재고량이 올 1분기에 많이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경기가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경기가 회복됐다기보다는 하강세가 멈춘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재정의 확장기조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중 단기자금이 녹색 성장사업과 같은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고용 문제에 대해 "기업들은 재고와 생산성이 회복된 다음에 사람을 다시 채용하기 때문에 내년 초기까지는 고용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 전환이나 노조 전임자 임금,복수노조 등 누적된 고용 문제들을 제대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신흥개도국 위주로 실물경제 지표들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선진국도 전반적인 경제 흐름은 악화되고 있지만 일부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며 "긍정적 조짐이 아직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낙관은 이르다"고 분석했다.

정부균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좀 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주식 시장이 좋아졌지만 그 속도가 너무 가파른 게 문제"라며 "미국의 GM 사태와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신종 플루와 같은 불안요인이 여전히 상존해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금융시장 여건이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