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경영진은 8일 몽골의 제국 경영 비법에 귀를 기울였다.

삼성 사장단은 이날 오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협의회에서 서울대 동양사학과 김호동 교수를 초청, `몽골 세계 제국'을 주제로 한 특강을 들었다.

김 교수는 몽골이 70만∼100만에 불과했던 인구(당시 세계인구 4억명)와 말과 양떼뿐인 경제력, 문자조차 없던 낮은 문화수준에도 불구하고 `팍스 몽골리카'를 건설해낸 원동력으로 `제국 공유의 개념'과 `포용력',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본속(本俗)주의'를 들었다.

김 교수는 "칭기스칸 일족과 공신들이 제국을 공유한다는 개념을 갖고 있었고, 정복을 공동사업으로 생각했다"며 "또 새로 편입된 집단 중 전문가들을 지배층으로 흡수해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포용력도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몽골 지상주의를 버리고 피정복지 국가와 민족이 가진 문화와 풍속을 그대로 유지토록 하는 `본속주의'도 대제국 건설과 유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3-14세기 `팍스 몽골리카'가 시작되면서 15-16세기의 대항해시대에 앞선 대여행시대가 열렸다"며 "몽골제국의 유산으로 세계지도라는 것이 처음 출현했다"고 말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김 교수가 특별히 경영 시사점에 무게를 두고 강의를 한 것은 아니었고, 경영에 관한 부분은 강의를 듣는 분들이 스스로 상상할 수 있는 영역에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