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판매 5%↑..환란후 최대폭

우리나라 일자리의 약 70%를 만들어내는 서비스업 부문의 생산이 경기 침체기로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가전제품과 같은 살림살이 구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서비스업생산지수는 109.4로 지난해 2월에 비해 0.1% 상승했다.

1월에는 1.1% 하락했었다.

전년 동기 대비 서비스업 생산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의 1.4% 이후 4개월 만이다.

경기침체가 가시화된 11월은 -1.5%, 12월 -1.2%였다.

최근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반전되는 경기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전월 대비일 뿐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플러스인 지표는 매우 드물다.

2월 지표가 1월에 비해 개선된 경우는 많지만 지난해 2월보다 좋아진 경우는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서비스업은 지난해 우리 국내총생산(GDP) 818조 원 중 46%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내수 산업이다.

특히 2월 취업자 2천274만 명 중 69%인 1천576만 명이 서비스업 부문에 고용돼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요즘 같은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 주요 경제지표 중 전년 동월대비로 증가한 지표가 나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서비스업은 고용창출계수가 매우 높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고용 여건의 급격한 악화를 다소나마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월 소비재판매액도 17조1천323억 원으로 전월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증가 폭은 1998년 2월의 5.4%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11월에는 -1.7%, 12월 -4.4%, 1998년 1월 -15.2%로 급속히 추락했다가 2월에 5.4%로 급반등했으며 이후 3월 1.7%, 4월 -1.8%, 5월 0.2%, 6월 0.5% 등으로 안정궤도로 복귀한 바 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지난해 11월 -0.5%, 12월 -0.2% 등을 기록하다가 올해 -2.1%로 하락했으며 2월에 5.0%로 급속하게 상승했다.

이 지표는 조업일수나 명절 등 변수를 감안해 계절조정한 것이다.

특히 2월에는 불황기에는 좀처럼 부진을 면하기 어려운 내구재 소비가 6.4% 늘어 전반적인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비내구재는 5.5%, 준내구재는 4.0% 늘었다.

전형적인 불황기였던 지난해 12월의 경우 내구재가 전월대비 3.6%, 준내구재가 6.8%씩 감소하고 비내구재만 0.8% 증가했다.

송태정 우리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서비스업과 내구재소비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라며 "다만 단기 저점 정도로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추세 상승으로 보기엔 다소 이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