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공하는 데 과연 리더는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까? 논란이 있지만,여전히 리더에게 후한 점수가 부여된다. 물론 기업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에 의해 움직인다. 리더의 역할이 과대 포장돼 최고경영자(CEO)의 몸값에 거품이 많다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경영에서 리더십을 강조하는 것은 중요한 의사결정의 최종 책임이 여전히 리더에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위기일수록 리더십을 강조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위대한 리더 혹은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의미이다.

'리더와 리더십'은 미국의 CEO 및 이사회 의장 등 60명과 공공부문의 걸출한 지도자 30명 등 모두 90명의 리더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한 리더십 연구의 바이블이다.

우선 저자들은 리더십(leadership)과 관리(management)를 명백히 구분하고 있다. '리더란 제대로 된 일을 하는 사람이고,관리자는 주어진 일을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사람이다. '이 명제는 리더십의 본질을 명쾌하게 정의한 말로서 지금도 널리 인용되고 있다. 이처럼 리더는 관리자와 전혀 다른 목적을 위해 일하고,이에 따라 서로 다른 재능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 책에서는 성공하는 리더십의 핵심 요소로 비전,커뮤니케이션,신뢰,자기관리 등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과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조직과 관련된 모든 사람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비전은 거창한 구호나 단순한 선전문구가 아니다. 우리가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기업이 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구성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효과적인 비전이 될 수 있다.

둘째,분명한 사명과 비전이 완성되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의미를 추구해야 한다. 아무리 비전이나 목표가 좋더라도 이를 구성원들과 소통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훌륭한 리더는 비전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비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셋째,리더는 비전을 실현하는 일련의 활동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실현하는 과정을 지속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야 한다. 신뢰는 리더와 추종자를 함께 묶어주는 감성적인 접착제다. 신뢰의 축적이야말로 리더십의 정당성을 측정하는 기준일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방향의 명료성뿐 아니라 일관성과 신뢰의 화신이 돼야 한다.

성공적인 리더십의 마지막 요소는 긍정적 자기 존중으로 자아를 창조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며,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이끌기보다는 능력을 부여하고 힘을 불어넣어주는 일임을 강조했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