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새로운 사업 구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의 한 소식통은 지난 1999년 그룹의 워크아웃 판정 이후 투옥과 입원 등으로 사업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전 회장이 최근 요양 등을 겸해 하노이에 온 뒤 건강관리를 하면서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해 말에 이어 지난 1월 두번이나 베트남을 방문했던 그는 지난주 초 다시 하노이에 도착해 베트남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전 대우그룹이 추진하던 사업들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8일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에 참석해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였으며 오는 20일에는 대우그룹 출범 42주년 행사에도 참가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재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아직 건강이 좋지 않아 치료 중에 있지만 일본과 미국에서 치료받는 중간에 옛날 자신이 진두지휘하던 사업들을 둘러보기 위해 베트남에 왔다"며 "이번에는 상당기간 베트남에 머물며 건강을 챙기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직도 주위의 눈길을 꺼려 하노이 외곽에 비서와 단둘이 머물고 있는 김 회장은 간간이 최근에 배운 골프와 좋아하는 바둑으로 소일을 하면서 가끔 하노이 시장 등 관계자들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은 김 회장이 이끌던 1990년대 베트남에 대우호텔과 전자, 자동차 등 10여개 업체를 운영하며 베트남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그룹으로 이름을 떨쳤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