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장안대학 인근에 문을 연 'LG패션아울렛 봉담점'에 의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의류업계 빅 3'(제일모직 · LG패션 · 코오롱)의 아울렛 중 처음으로 3년된 이월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소각 또는 기부로 처리해 온 3년차 재고를 파는 데 대해 업계에선 틈새시장 개척이란 긍정론과 브랜드 이미지 저하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3년차 이월상품 아울렛 1호

LG패션아울렛 봉담점(260㎡ · 약 80평)은 3년차 이월상품의 1호 상설매장이다. 제품 공급 등 운영은 본사가 관장하고,매장 관리는 대리점주가 맡는 수수료 매장 형태다.

할인폭은 정상가 대비 80~90%에 이른다. 주요 브랜드는 '닥스''마에스트로' 등 정장 · 캐주얼과 '헤지스''TNGT''닥스숙녀' 등.니트 · 티셔츠 · 바지가 2만원,재킷과 점퍼가 3만~4만원,남성정장은 12만~15만원 선이다.

개점 기획상품으로 닥스 와이셔츠(1만9000원)를 대량 준비했다. 봉담점 관계자는 "할인율이 평균 85% 정도로 LG패션아울렛 중 가장 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LG패션이 봉담점을 연 것은 경영진이 소각 대상인 2년 넘은 재고의류의 품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1년 더 팔기로 결정했기 때문.불황기에 저렴한 '메이커 의류'를 찾는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LG패션이 보유한 3년차 재고물량은 정상가 기준으로 약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틈새시장 개척 vs 이미지 저하

의류업계 '빅 3'는 대개 시즌오프 제품은 30% 할인 판매하고,1~2년 지난 이월상품은 아울렛에서 판다. 할인율은 1년차 이월상품이 40~50%,2년차는 60~70% 선.재고 의류를 무게를 달아 넘기는 땡처리와는 다르다.

제일모직은 1년차 이월물량을 전국 40여개 '제일모직아울렛'에서 판매하고,2년차는 가산동 등 3곳의 아울렛에만 내놓는다.

이후 남은 재고는 주로 복지기관에 기부하고 10%가량은 소각한다. FnC코오롱 · 코오롱패션 · 캠브리지 등 코오롱 3사는 1년차 이월물량을 '코오롱패션아울렛'에서,2년차는 '코오롱세이브플라자'에서 각각 판매한다. 코오롱도 2년차를 넘긴 재고(정상가 기준 500억원대)는 전량 소각한다.

업체들이 만 2년 지난 재고를 기부 또는 소각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재고품이 헐값에 팔릴수록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고객 이탈이 생길 수 있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특급 명품이 세일을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다. 때문에 매출 효과가 크지 않고 제품구색도 한정된 3년차 이월상품 판매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틈새시장 개척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 3년차 재고 물량이라도 싸게 사려는 '알뜰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