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외환거래 200억달러 돌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외 실물경기 위축으로 환율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국내 외환시장에서 은행간 하루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또 지난해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미 달러화 대비 절하율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요국 통화 가운데 3위에 올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08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간 외환거래 규모는 일평균 231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7.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지난 2006년 100억달러를 넘어선지 2년만에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일평균 외환거래 200억달러 돌파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006년 111억8000만달러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뒤 지난 2007년 거래규모가 76.3%가 늘어난 197억1000만달러로 급증, 200억달러에 육박했었다.



일평균 200억달러 이상의 외환거래가 이뤄진 지난해 한미 통화스와프 확대와 한중, 한일 양자간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환스와프 거래가 92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7.7% 증가했다. 통화스와프 등 파생상품도 51억6000만달러로 28.5% 늘어났다.

반면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입업체 물량 감소와 은행들의 포지션매매 위축 등으로 지난해 현물환 거래는 78억1000만달러로 5.3% 감소했다.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도620억달러로 13.6%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중 환율 상승으로 선물환 매도가 늘어났음에도 하반기들어 전세계적 금융불안과 실물경제 침체 우려에 따라 조선·중공업체의 수주가 감소한데다, 환율상승 기대심리로 선물환 매도는 줄어들고 매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8대 조선사 기준으로 2007년 수준실적이 975억달러에서 2008년중에는 718억달러로 26%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외국인들의 역외선물환(NDF) 순매입은 2억4000만달러로 전년 339억5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2∼3분기중 미국 금융불안과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 등으로 165억9000만달러를 순매수한 반면 4분기중에는 글로벌 주가 회복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의 통화스와프자금 공급,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 등으로 시장 불안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전환 등으로 114억50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환율시장 불안 속 원달러, 원엔 환율 급등
지난해말 원달러 환율 종가는 1295.5원으로, 전년대비 25.7%의 원하절하율을 기록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절하율은 아이슬란드 크로나화와 영국 파운드화의 48.1%와 26.4%에 이어 주요 통화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정부가 기업 적자회계를 막기 위해 환율관리에 나섰기 때문에 상승폭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연초 930~950원대에서 안정적이던 환율은 3월 후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와 유가상승 등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의 주식배당금 송금 수요 등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8월 초순까지 1000~1050원대에서 등락을 하던 원달러 환율은 8월 중순 들어 미국 달러화의 강세 전환과 무역수지 적자 확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지속 등으로 급등세로 전환됐다.

특히 9월 중순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해외금융기관의 자금회수에 따른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증가와 국내 은행의 외화자금조달 어려움, 국내경기 하강 우려 등으로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11월 24일에는 1997년12월 이후 처음으로 1513.0원까지 상승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403.9원이 급등한 것.

그러나 10월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후 달러가 공급되고 정부와 각국 정부의 경기회복대책 발표, 국내외 증시회복 등으로 시장불안심리가 다소 완화되면서 환율이 1200원대로 안정됐다.

환율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지난해 일중 변동폭도 18.2원으로 ▲2006년 4.6원 ▲2007년 3원 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전일대비 원달러 변동폭도 12.0원으로 ▲2006년 3.2원 ▲2007년 2.1원 보다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원엔 환율도 전년말보다 100엔당 568.0원이 급등한 1396.3원으로, 전년말대비 40.7%의 원화절하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원화가 전세계적 금융불안과 글로벌 신용경색, 경상·무역수지 적자,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등으로 크게 약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엔캐리거래 청산 등으로 크게 강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간 상관계수는 '-0.15'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임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외화조달 여건 악화로 외환스와프 시장으로 차입 수요가 몰리면서 외환스와프 거래가 늘었다"며 "환율이 사상 유례없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수출입업체와 은행이 거래를 줄이면서 현물환 거래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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