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가 넘는 각종 은행 수수료를 절약하려면 먼저 은행의 단골 고객이 돼야 한다.

한 은행에 거래를 집중해 가장 높은 고객등급에 올라 수수료를 면제받거나 할인받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우대 고객을 4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대 고객 중 가장 낮은 등급인 '프리미엄 스타'는 11개의 수수료만 면제받지만 가장 높은 등급인 'MVP 스타'로 올라서면 36가지 수수료가 무료다.

이 등급이 되려면 3개월 동안 예금 평균 잔액(이하 평잔)이 3000만원 이상이고 국민은행 거래를 통해 적립된 KB포인트가 1만점 이상이어야 한다.

신한은행도 3개월 평잔 1억원 이상이거나 신한은행 자체 포인트인 탑스 점수가 2000점 이상이면 거의 대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일정 조건만 충족해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 상품도 많다.


특히 다른 은행의 수수료까지 면제해 주는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씨티원 통장'과 HSBC의 '실세금리저축예금'이 대표적이다.

씨티원 통장은 급여이체를 하거나 월 평잔이 90만원 이상 유지되면 전국 모든 은행의 자동화기기(CD·ATM)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씨티은행 ATM 수수료 면제 횟수는 제한이 없다.

타 은행 ATM의 경우는 출금수수료가 월 8회까지,이체수수료는 월 5회까지 무료다.

HSBC 지점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실세금리저축예금은 가입 시 100만원만 입금하면 전 은행의 ATM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어떤 은행에서든 월급통장만 만들면 인터넷 뱅킹과 ATM수수료를 면제받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에는 급여이체뿐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전자통장 개설,관리비 이체 등 수수료 면제 조건이 더욱 완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행 통장을 카드 결제계좌로 사용하면 모든 수수료를 받지 않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KB 스타카드'나 '우리 V카드'같은 은행 차원에서 미는 주력 카드를 발급받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전면 면제해 주고 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급여이체 계좌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전용인 전자통장으로 전환하면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HSBC의 온라인 전용 보통예금 상품인 다이렉트 뱅킹도 인터넷 뱅킹 수수료가 무료다.

인터넷을 잘 활용하면 외환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은행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환전 예약을 하면 환전 수수료를 최고 70%까지 우대해준다.

환전 예약 뒤 출국 전 공항에서 외화로 바꿔가야 하기 때문에 공항에 입점해 있는 국민·신한·우리·외환은행 등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내에 공동구매 방식으로 환전을 하면 수수료를 깎아주는 '환전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수수료와 달리 대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대출을 받을 때 내게 되는 담보조사수수료,신용조사수수료 등은 은행별로 달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출액의 0.5~1.5% 정도인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면 대출일로부터 3년이 지난 다음에 갚는 게 좋다.

이 같은 은행별 예금 수수료,외환 수수료,대출 수수료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 자세히 나와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