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팀장다워야지… 팀장 100만 시대의 그늘

지난해 10인 이상 사업자 35만개의 팀장 보유수는 평균 3명. 노동부의 공식 통계다. 우리나라에서 '팀장' 직함을 가진 사람이 이미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얘기다. 경제활동인구의 4%가량을 '팀장'들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국내 각 조직에 본격적으로 팀제가 도입된 지 10년 만에 맞은 팀장 100만명 시대. 하지만 팀제와 관련된 논란은 최근 들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기업을 탄력적으로 발전시킨 장점도 크지만 일부 정부부처처럼 팀제에 어울리지 않는 직종까지 무리하게 팀제를 적용한 데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팀장 수가 늘어난 만큼 여러 조직에서 팀제의 부작용과 미비점도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팀제가 당초 목적과 달리 조직 속에서 또다른 옥상옥이 되는 구조적 문제와 함께 무능하거나 조직원과 마찰이 많은 팀장의 개인역량 관련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

팀제로 운영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지식포털인 '영삼성닷컴(www.youngsamsung.com)'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힘들게 하는 팀장의 유형'으로는 '업무를 떠맡기고 자신은 노는 팀장'(28%)이 1위에 올랐고,업무외적인 일로 간섭하는 팀장(16%)도 적잖은 비율로 꼽혔다. 직장 내 스트레스의 주요원인으로 '팀장 등과의 대인관계(2위)'가 선택됐다.

제조업체에 다니는 30대 회사원 김석우씨는 "팀장과 팀원 간 소통이 제대로 안될 경우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조직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업무의 창의성도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팀장이 팀장다워야지… 팀장 100만 시대의 그늘

이에 따라 팀제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팀제가 내포한 각종 문제에 대한 보완 요구가 높아가고 있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지난 연말 경쟁적으로 매니저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단순 팀제가 팀장에 중점을 뒀다면 새 제도는 팀원의 역량을 고취하는 데 역점을 뒀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일반사원들의 역량을 최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수직적 상하관계를 보여주었던 직위체계와 호칭을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변경해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겠다는 것. 관리인력의 증가와 실무인력의 감소로 인한 조직의 비대화와 수동적 일처리 문화를 없애려는 목적도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팀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업무성과 못지않게 팀장인사의 주요항목으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5년 국내에 소개돼 여러 조직에 유행처럼 번진 팀제를 개선하는 작업이 확산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직의 성격에 따라 팀제가 맞지 않는 기업과 공무원 조직까지 '무늬만 팀제'가 도입된 경우 결국 중간관리 단계만 많아지고 팀장이 팀장 역할과 중간관리자 역할을 병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팀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팀장의 역량이 중요하고 팀원이나 팀들 간의 일이 독립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이태훈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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