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새 1만원권과 새 1천원권이 발행, 시중에 본격적으로 공급된다.

작년 1월초 발행된 새 5천원권에 이어 새 1만원,1천원권이 시중에 유통됨으로써 1983년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지폐 디자인이 완전히 교체되는 셈이다.

발행을 앞둔 새 1만원권과 새 1천원권의 세부디자인과 위.변조 방지 기능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 줄어든 크기, 밝아진 색상 = 현재 유통중인 1만원권의 크기는 가로 161㎜, 세로 76㎜ 이지만 새 지폐는 가로 148㎜, 세로 68㎜로 가로의 길이가 13㎜, 세로가 8㎜ 축소된다.

1천원권도 현재 151x76㎜에서 136x68㎜로 가로 15㎜, 세로 8㎜가 줄어든다.

지난해 1월 발행된 새 5천원권과 함께 세로 길이는 68㎜로 모두 같지만 권종에 따라 가로 길이만 6㎜씩 달라진다.

새 지폐는 색상의 명도와 채도를 높여 밝고 화사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1천원권은 기존의 자색에서 연한 청색으로 바뀌었고 5천원권과 1만원권은 종전과 같은 녹색 및 적황색 계열이지만 종전보다는 훨씬 밝아진다.

권종구분을 위해 1천원권은 차가운 색, 5천원권은 따뜻한 색, 1만원권은 차가운 색 등으로 색조를 교대로 채택했다.

따라서 발행될 고액권인 5만원권은 따뜻한 색 계열, 10만원권은 차가운 색 계열로 색상이 결정된다.

새 지폐는 기존 지폐의 인물초상을 그대로 사용했으나 인물의 윤곽선이 좀 더 뚜렷해지고 얼굴 표정이 자연스러워지도록 초상 조각을 개선했다.

전반적으로 인물의 위엄과 기품이 더욱 강조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 1만원권은 `과학기술'. 1천원권은 교육.예술'이 주제 = 세종대왕을 인물초상으로 한 1만원권은 `우리의 선진 과학기술'을 도안의 주제로 삼고 있다.

앞면 배경그림은 순 한글로 창작된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 제2장의 내용과 조선시대 임금의 상징물이면서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그림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가 들어간다.

뒷면 바탕무늬로는 국보 제228호인 조선시대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펼쳐 놓은 위에 보조소재로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의와 보현산 천문대의 광학천체망원경을 나란히 배치했다.

조선시대 대학자 퇴계 이황을 인물초상으로 한 1천원권은 퇴계와 연관이 깊은 소재인 명륜당과 퇴계 가 생전에 매우 아꼈다고 하는 매화나무를 앞면 보조소재로 채택했다.

퇴계는 성균관 최고직위인 대사성(정3품)을 수차례 역임했으며 지폐소재가 된 명륜당은 성균관 4개 건물과 함께 보물 제141호로 지정돼 있다.

뒷면은 조선후기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가 들어간다.

이는 보물 제585호인 `퇴우이선생진적(退尤二先生眞蹟)'이라는 책자 속에 들어 있는 그림으로 퇴계가 계상서당에서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를 집필하고 있는 생전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 대폭 보강된 위.변조 방지장치 = 작년초 발행된 새 5천원권에는 위.변조를 막기 위해 원형의 홀로그램 장치가 부착됐다.

새 1만원권에는 좀 더 크기가 확대된 정사각형 모양의 홀로그램이 들어간다.

이 홀로그램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의미를 적용, 땅의 모습을 본뜬 것이며 우리나라 지도와 태극, 액면숫자, 4괘 등이 번갈아 나타난다.

그러나 새 1천원권에는 홀로그램이 부착되지 않는다.

또 눈높이에서 지폐를 비스듬히 기울여보면 무늬 속에 숨은 문자가 들어 있는 `요판잠상'이 적용됐다.

이와 함께 색변환 잉크를 사용, 지폐를 기울여 볼 때 액면숫자의 색상이 달라 보이도록 했는데, 1만원권은 액면숫자가 황금색에서 녹색으로, 1천원권은 녹색에서 청색으로 색상이 달라진다.

1만원권의 인물 초상 오른편에는 가는 띠가 숨겨져 있는데 이 부분을 빛에 비춰보면 `한국은행, 10000, BANK OF KOREA'라는 작은 문자가 나타난다.

1천원권에는 중앙부위에 숨고 드러나기를 반복하는 띠가 위치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앞뒤 무늬가 합쳐져 태극모양이 되는 앞뒷판맞춤, 인물초상과 보조소재를 만져보면 오톨도톨한 감촉이 느껴지는 볼록인쇄 기법, 그림없는 부분을 빛에 비춰보면 나타나는 은화 등과 같은 위.변조 방지 장치가 적용됐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1만원권의 세종대왕 옷깃에 한글창제 당시의 28자모를 조각해 넣은 미세문자다.

이 미세문자는 육안으로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하며 확대경으로만 알아 볼 수 있다.

이러한 미세문자는 지폐의 앞뒷면 곳곳에 두루 적용돼 있는데, 만일 컬러복사기 등으로 지폐를 위조할 경우 이 미세문자는 뭉그러져 나오기 때문에 위.변조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