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자산운용이 SK㈜와의 경영권 싸움을 다시시작하면서 SK㈜ 이사회와의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소버린자산운용은 지난 25일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자격문제를 제기하며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이례적으로 SK㈜ 이사회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소버린측은 지난 3월 주총에서 SK㈜와의 표대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SK㈜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켜 SK㈜의 이사 10명 중 7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선진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소버린은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지난 3월 정기주총 이후 7개월동안 이사회에 시간을 주었지만 이사회는 기업의 건강한 기능을 저해하는 핵심적인문제들을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즉 소버린은 기업의 투명성을 위해 선임된 7명의 사외이사도 결국 SK㈜의 편으로 돌아서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사외이사들은 아직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의견 개진을 자제하고 있지만 불쾌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사회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소버린이 지난 3월 주총에서 부결된 안건을 임시주총에서 다시 상정하겠다는 것에 대해 사외이사들도 굉장히 의아해 하고 있다"는말로 이사진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사회는 소버린이 요구한 임시주총을 전체 주주를 대표해 거부할 권리가 있어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임시주총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때문에 소버린이 SK㈜ 이사회를 비난하면서까지 갈등을 일으킬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소버린이 이미 이사회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면 이사회의 거부권 행사로인해 임시주총이 무산되더라도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낼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법원의 판단이 전제되지만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이 받아들여질경우 소버린측이 SK㈜의 직무와 재무에 대한 조사권한을 갖는 검사역을 파견할 수있어 SK㈜의 아킬레스건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주총에서 패배를 맛본 소버린이 이사회의 역량에 문제를제기하면서까지 강수를 두고 나온 것은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SK㈜를 공략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중국에서 열리는 정기이사회에는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으나 구두보고 등의 형식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