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러시아 최대 재벌인 미하일 호로드프스키 유코스 회장(40)의 전격 구속으로 현지 금융시장이 초긴장 상태다. 27일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급락하고 루블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히 유코스 주가는 20% 급락했다. 경기호황에 힘입어 강세를 보여왔던 루블화도 약세로 반전되면서 달러당 30루블선을 상향 돌파했다. 모스크바 금융회사 알파뱅크의 크리스토퍼 위퍼 수석전략가는 "최소 몇주,길면 몇달간 러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 최대 석유업체인 유코스의 주식거래량이 러시아증시 총 거래량의 30%를 차지하는 등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매우 큰 게 그 이유다. 국립 고등경제학대학의 예브게니 야신 교수는 "최근 무디스가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올렸으나 이번 사건으로 등급이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등급이 조정되지 않으면 무디스의 신뢰도가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로 향하던 외국인투자도 주춤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장 유코스가 미국의 엑슨모빌 및 세브론텍사스측과 벌여온 자사 주식 40% 매각협상이 지연될 전망이다. 지난 90년대 후반 러시아공기업 민영화를 주도했던 아나톨리 쿠바이스 RAO유니파이드에너지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면서 "호도르코프스키의 구속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뤄진 것이라면 많은 외국 기업들이 이 같은 비즈니스 풍토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투자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렉산더 베르쇼바우 주러시아 미국 대사도 "이미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물론 잠재적 투자자들도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