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외환보유고가 과다해 미국 달러화가 추가 급락할 경우 역내 경제국들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의 한 고위 관리가경고했다고 미 경제지 월 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작년말 현재 약 9천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데이비드 로빈슨 IMF 조사담당 부국장은 아시아 경제국들이 전반적으로 잘하고있는 것으로 IMF는 믿고 있지만 외환보유고가 상당 규모로 더 추가될 경우 통화공급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인플레 압력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로빈슨 부국장은 만일 미 달러화가 아시아 통화들에 대해 약세를 지속할 경우아시아의 거대한 달러화 비축이 `예금창고'로서는 훨씬 덜 유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는 지난 18개월간 일부 주요 변동환율 통화에 대해 상당히 평가절하됐는데, 특히 엔화에 대해선 약 12%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많은 아시아 정부들은 자국통화의 지나친 강세화를 막고 수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왔다. IMF의 최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개발도상국들의 비상시에 대비한 외환비축을 높게 평가했으나 과거 18개월간에 걸친 아시아의 현격한 외환보유고 급증은 "합리적으로 보기가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로빈슨 부국장은 "비오는 날(비상시)에 대비(저축)하는 것과 노아의방주(피난처)를 짓는 것은 별개의 일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성장을 위해 수출에만 의존하는 데서 탈피해 국내상품.서비스 수요 증가에 더욱 매진해야 하며 그렇게 하려면 역내 금융.기업 부문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기업들이 대개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경제회복이 계속 미국의 상황에 매달려 있게 된다"면서 IMF는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실질증가율을 2.6%로 예상하는 등 미국 경제를 낙관하지만 미국의 대규모 재정 및 무역 적자를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