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미국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45년만에 최저수준인 현행 금리(연 1%)를 유지한다는 데 만장일치로 뜻이 모아졌다. 월가 분석가들은 현행 금리 유지를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 보다는 통화당국의 장기 정책 방향을 읽게 해주는 현 경제상황의 평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FOMC가 회의후 발표한 성명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분명하게 표현했다는 점만 제외하면 이번 회의 직전인 지난달 12일 회의 후 나온 성명과거의 비슷한 내용을 담았다. 성명은 현재의 경제가 본격회복되고 있으나 노동시장의 회복은 아직도 미약하다고 평가를 내렸다. 또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장애가 될 요소에 관해 언급하면서인플레이션 압력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거의 비슷하지만 현재로서는 디플레가 주된우려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FOMC는 "통화정책의 여유가 상당한 기간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확실한 의지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성명에서 노동시장의 약세를 인정한 것은 FOMC의 거듭된 언급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에 만연한 시중 금리 인상 기대를 억제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많은 분석가들은 경제의 팽창세가 더욱 강력해진다고 하더라도 노동시장이 본격회복되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 위협은 제한될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통화당국의금리인상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실업률이 상당히 낮아지는 시점, 구체적으로는 내년봄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OMC 위원이기도 한 벤 버낸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경제성장세가 더욱 강력해져 취업이 늘고 기업들이 제품가격을 인상할 힘이 생기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금리 인상이 더 먼 미래의 이야기라면 금리 인하는 오히려 언제라도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분석가들도 없지 않다. 분명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버낸키이사나 로버트 패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은 고용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인하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 바 있다. 호프스트라대학의 경제학교수인 어윈 켈너 CBS 마켓워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 당국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다음달 FOMC회의 이전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다수 월가 분석가들은 노동시장 이외 분야의 팽창국면이 워낙 뚜렷한데다 노동시장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통화당국이 추가 금리인하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