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계속된 궂은 날씨에 이어 태풍 피해까지 겹쳐 배추, 무 등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산물 값이 폭등하고 있다. 16일 새벽 서울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무(이하 상품기준) 5t트럭 한대분은중도매인들 사이에 388만원에 거래됐다. 무의 경락가격은 태풍 `매미'가 들이닥치기 전인 지난 9일 283만원에서 37%나상승한 것이다. 배추(5t 단위)의 경락가격도 같은 기간 309만원에서 32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청상추(4㎏) 역시 2만3천800원에서 2만4천150원으로, 양파(1㎏)는 924원에서 988원으로 올랐다. 기본적으로 추석연휴때 산지의 작업이 미뤄진데다가 일부 태풍 피해까지 겹쳐시장 반입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지금 출하되는 배추, 무의 경우 주로 고랭지 재배로 큰 피해는 없어 출하작업이 본격화되면 가격이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경락가격이 전날보다는 소폭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김장철로 접어들면서 가격 폭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요가 많지 않아 크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김장철이돼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태풍으로 낙과 피해가 큰 사과 등 과일류도 추석 성수기가 끝났지만 오름세가지속되고 있다. 홍로 사과(15㎏)는 14일 3만4천원에서 15일에는 3만6천500원으로 올랐다. 소비자들이 사먹는 가격도 당연히 상승세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5대 도시 할인점 및 재래시장 20곳의 소비자가를 지난 15일집계한 결과, 무는 1개당 1천580원으로 추석 직전(9일)의 1천327원보다 19%가 올랐으며 배추(1포기)는 2천395원에서 2천759원으로 15%나 상승했다. 고추의 경우 올해 궂은 날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만큼 이미 김장용 건고추(화건 600g)가 작년에 비해 50%가까이 올라있으며 계속 상승세다. 과일류의 당도가 떨어지는 등 농산물의 품질도 문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햇과일 판매대에 `산지의 우천으로 인해 당도가 떨어진다'는팻말을 걸어놓기도 했다. 태풍으로 어민들의 출어가 지장을 받으면서 수산물 값도 대체로 상승세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15일 거래된 우럭(이하 1㎏당 경락가 기준)은 1만333원으로 추석전(8일)보다 42% 올랐고 통상 가을철 수요가 많은 전어는 3천711원에서5천334원으로 비슷한 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굴은 3천341원에서 8천535원으로 뛰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황윤정.이승관 기자 ev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