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 현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6대 그룹 사외이사중 절반 가까이가 전직 공무원이나 정부 부처 위원회 위원을 지낸 정부 관련 인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각종 감독관청 출신이 전체의 20%에 달했다. 이처럼 사외이사 출신이 편중됨에 따라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업무 집행을 견제해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인다'는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대외 교섭력을 강화하고 정부 부처와의 이해상충을 조정하는 창구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일 발표한 6대 그룹 사외이사(54개 계열사, 1백63명) 현황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전직 공무원, 정부 각 부처의 위원회 위원 등 정부 관련 인사가 총 76명으로 전체의 46.6%를 차지했다. 현직 경영인 변호사 등이더라도 전직 관료 출신은 포함시킨 수치다. 재정경제부 금감원 공정위 등 기업과 이해관계가 밀접한 부처 출신은 33명에 달했다. 이 중 10명은 국세청 출신으로 대부분 삼성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전체의 50.3%인 82명은 연임했으며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된 지난 98년부터 현재까지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들 그룹의 54개 계열사중 52개는 소액주주의 지지를 받는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수단인 집중투표제를 정관에서 완전 배제, 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