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충격까지 견뎌냈는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이젠 정말 자신 있습니다."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59)은 올 상반기에 5백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치고는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그는 스스로 '고진감래(苦盡甘來: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표현을 쓰며 '고난의 시즌'이 지나고 '결실의 계절'이 돌아올 것으로 앞날을 낙관했다. "유가 금리 환율 등 3대 외생변수가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자산운용의 효율성도 높아져 올해 전체로는 5백20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 과정이 힘들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사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람들은 지난 1년간 아시아나항공이 너무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는다고 동정 어린 눈길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제겐 노사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온 자랑스러운 기억밖에 없습니다." 지난 2001년의 미국 9·11테러 사태나 지난 3월의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사스 확산은 세계 항공업계에 엄청난 충격파를 안겨다 주었지만 아시아나항공엔 임직원들의 결속과 미래의 비전을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 사장은 지난 3월 가입한 세계 최대의 항공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Star Alliance)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노선망의 열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 전에는 독일내 연결항공 도시가 5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동맹사인 루프트한자를 통해 60개 도시에 승객들을 연결시켜 주고 있다.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인해 회사가 순수하게 얻는 수익을 계산해 봤더니 연간 2천5백만달러에 달하더군요. 앞으로 구매 판매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분야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봅니다." 박 사장이 오는 2007년 회사의 최우선 목표로 삼은 것은 다름아닌 '취업선호도 1위기업'이었다. 세계 30대 항공사 진입이나 신용등급 'A'획득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이 최고의 기업가치를 매겨줄 때 기업의 진정한 영속성이 보장된다는 설명이었다. 글=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