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장례비용은 얼마나 들까. 정 회장의 장례는 현대아산이 주관하고 현대기아차가 협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 빈소가 마련된 곳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아산사회복지재단 산하 서울아산병원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일반인 장례와는 달리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89년 개원한 서울아산병원은 현대아산이나 현대.기아차와 뿌리는 같으나 현재에는 특별한 교류나 협력 관계가 거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정 회장 빈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빌린 장례 공간이 워낙 크고 조문객, 취재진, 장례 진행원 등 관련 이용 인원도 수천명에 달해 전체 장례 비용은 일반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 회장 빈소가 마련된 곳은 이 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장 큰 3층 30호실로하루 사용료만 300만원이나 된다. 여기에다 프레스룸과 식당으로 빌린 3층의 나머지5개 공간도 하루 사용료가 각각 110만-170만원 수준이어서, 5일 장례 기간 이들 공간을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어도 5천만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대측은 장례식장 건물 4층에 있는 객실 12개 전부를 유가족들의 휴식 공간과 회의실 등으로 쓰고 있어, 장례 기간 건물 사용료만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 이틀째인 5일까지 조문객이 이미 3천명을 넘어서 8일 발인 전까지 적어도 5천명은 빈소를 찾을 것으로 예상돼, 이들에게 제공되는 헌화용 국화와 음식, 음료수 등에도 수천만원은 족히 쓰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첫 날부터 몰려든 취재진 200여명에게 LAN, 전화, 팩스 등 통신설비가 제공되고 있고, 입관식, 영결식 등 각종 장례 절차에 투입될 진행요원도 수백명에달해 전체 장례 비용은 계산이 어려울 정도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일반인의 경우 빈소의 크기와 조문객 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일장 기준으로 장례 비용은 600만-700만원 수준"이라며 "그러나 이번 경우는아주 드문 사례로 당장은 전체 비용을 뽑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아산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비용부담에 대해서는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아무래도 장례식이 끝난 후에 유족들의 의견 등을 참조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의 빈소가 있는 장례식장 3층에는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해 정계, 재계, 언론계, 종친회, 동창회 등에서 보낸 200여개의 조화가 도열해 고인의 넋을 달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