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경기를 바라보는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장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관적이다. 정부가 콜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겠지만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 통계를 보고 경기를 파악하면 너무 늦다"며 "은행장과 대기업 임원 몇 명을 만나보거나 치과와 성형외과의 환자 수, 식당 예약건수, 백화점 매출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몇 가지 실물지표들만 살펴봐도 지금의 경기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 원장도 "하반기에도 경기가 크게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며 "국내 경제가 한동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L'자형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저점이 어디인지를 따지는 것은 현재로선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이유로는 '반기업적 정서'와 '노사분규' '일관되지 못한 정부정책' 등이 꼽혔다. 최 소장은 "정부가 주5일 근무제를 밀어붙이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도 "재정 금리 세금 등을 이용한 부양조치 보다는 경제 주체들에게 시장경제 원칙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충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올 9,10월께에는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정부정책의 신뢰성 회복여부가 하반기 경제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