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자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내세워 대출 문턱을 앞다퉈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하나 등 8개 시중은행들의 지난 5월 중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총 3조63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의 3조6천3백57억원에 비해 17.3%(6천2백94억원)나 적은 것이다. 올 들어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월평균 4조원을 웃돌았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이처럼 크게 꺾인 것은 은행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에 대응해 대출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당초 15%로 잡았던 올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달 5%대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신생 중소기업의 대출을 영업점이 취급하지 말고 본점이 직접 관리하도록 했으며 음식·숙박업에 대한 대출은 아예 중단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업 금융 활성화를 위해 기업 대출에 따르는 은행의 법적 책임을 완화해 주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