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를 0.25%포인트 내리자 시중은행들이 곧바로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은행들은 현재 연 4.4~4.6%인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씩 내리는 것을 비롯해 예금금리를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이미 마이너스대에 진입한 실질 예금금리는 더 떨어져 은행 이자만으로 생활하는 퇴직자들의 고통은 더 커지게 됐다.



국민은행은 13일 한은의 콜금리 인하 직후 정기예금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와 장기주택담보대출 등 여.수신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이 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0.75%포인트를 각각 낮췄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3월만기 정기예금 금리(영업점장 우대금리)는 연 4.0%에서 3.8%, 6개월 만기는 연 4.2%에서 3.95%, 1년 만기는 연 4.4%에서 4.25%로 각각 낮아졌다.


올들어서만 세번째 정기예금 금리 인하다.


이로써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작년 말과 비교하면 5개월만에 0.5%포인트 떨어진 셈이다.


또 적금 형태인 상호부금은 1년제가 연 4.35%에서 4.2%, 3∼5년제는 연 4.6%에서 4.5%로 0.1∼0.2%포인트 낮아졌다.


초단기 예금인 MMDA 금리도 0.2(개인)∼0.3%(기업)씩 내렸다.


국민은행은 예금금리와 함께 15일부터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0.7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실세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이에 따라 3개월 만기 정기예금은 4.0%로, 6개월 만기는 4.2%로, 1년제는 4.4%로 각각 낮아졌다.


우리은행은 동시에 변동금리부대출 기준금리도 낮추기로 했다.


3개월 이상 대출의 기준금리는 5.4%로 0.1%포인트, 3년이 넘는 대출은 6.2%로 0.12%포인트 인하된다.


국민과 우리은행이 예금금리를 재빠르게 내리자 다른 은행들도 속속 금리인하 작업에 착수했다.


우리 조흥은행 등은 콜금리 인하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MMDA 등 요구불 예금을 중심으로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중이다.


조흥과 외환은행도 예금금리 전반에 걸쳐 인하 폭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렇게 예금금리가 속락하면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퇴직자에겐 타격이 크다.


예컨대 국민은행 1년 정기예금에 1억원을 넣어 놓은 사람은 1년 전엔 이자소득세(16.5%)를 빼고 매달 33만8천원을 받았지만 이젠 29만5천원밖에 못받는다.


지난 1∼4월중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4.1%였던 걸 감안하면 이자소득세를 제외한 실질 예금금리는 완전히 마이너스다.


이론적으론 은행에 돈을 맡기는게 오히려 손해가 된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은 사람들의 소비를 부추겨 내수경기 부양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또다른 한편으론 예금보다는 부동산 등 고수익 투자를 쫓도록 만들어 부동산 거품을 더 부풀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병석.김인식 기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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