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질'로 인해 한.중 지역간 경제교류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및 동남아 지역과의 교역을 통해 지방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던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서운 기세로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괴질 때문에 중화권 시장 개척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중간 예정된 농업교류도 무기한 연기됐다. 지방의 항공.항만에서 중국 각지로 떠나는 항공기.여객선도 승객과 화물 급감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노선 폐지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 중국 출장 계획 무기연기 =3일 충남 천안시에 따르면 이달중 5개 기업 관계자와 함께 경제 우호협력을 맺은 중국 산둥성 원덩시를 찾아 공장 입지조건 등을 확인한 뒤 현지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었다. 천안시 관계자는 그러나 "괴질의 발병지로 알려진 지역으로 가는게 부담스러워 괴질 파문이 진정될 때까지 출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말했다. 시는 또 오는 5월로 잡혀있던 북미시장 개척단 파견일정 연기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한.중 농업교류도 뒤뚱거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12일부터 국내 연구진 3명을 중국 광둥.장시.저장성 등 3곳에 보내 벼 해충인 벼멸구의 이동실태를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이 중국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있어 연구를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측이 이미 비행기표까지 마련하고 "괴질 위험이 크지 않다"며 방중을 요청하고 있어 농촌진흥청은 곤혹스런 실정이다 . ◆ 상하이행 여객선 승선율 급감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이날 목포발 상하이행 상하이크루즈 소속 여객선은 고작 승객 8명과 빈컨테이너 7개만 싣고 떠났다. 이 배의 평균승선율(46.4%)과 컨테이너 수송용량(1백40개)을 감안하면 '텅빈' 셈이다. 목포해양청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관광객이 줄어 힘든데 괴질까지 번져 보따리무역상까지 중국행을 포기하고 있다"며 "중화권행 카페리 사업은 좌초될 위기에 있다"고 전했다. 괴질 공포는 광주∼상하이 항공노선에도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중국동방항공에 따르면 광주∼상하이 노선 탑승률은 평소(70∼90%)보다 20%포인트 이상 빠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이 노선 운항횟수를 주4회에서 2회로 줄였다. 대한항공은 괴질 확산 추세가 누그러지지 않을 경우 노선운항 감편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이밖에 광주·전남지역 관광업계도 결혼시즌을 맞아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가려던 예비부부들의 잇따른 예약 취소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