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에서 환율이 다시 최대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안 약세를 보인 미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지난해 12월 중순이후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인 배경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선 주 요인은 미국측에 있다. 다시말해 상대국측 요인이 받쳐주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달러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올들어서도 일본경제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민간소비는 정부가 어떤 신호를 보내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좀비경제(zoombi economy)란 용어까지 생기고 있다. 일본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은 오히려 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도 일본처럼 구조병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요인만 따진다만 지금처럼 유로화가 강세가 될만한 요인은 별로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유로화 가치는 회복세가 예상된다. 경기요인보다는 유로존(Zone) 확대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경제는 저점을 통과하고 회복국면에 놓여 있다. 올들어 지정학적 위험으로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를 본다면 나쁘지 않은 지표가 나쁜 지표보다 "3대1" 비율로 많게 나왔다. 벌써부터 CCN 머니와 같은 기관은 이라크 전쟁이 남아 있긴 하지만 미국경제가 경기불안(soft patch)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부시 행정부가 집권 후기를 맞아 강한 달러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할 수 있을지 의심받아 왔으나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극도로 말을 자제해 오던 스노우 재무장관이 강한 달러화 정책을 재추진할 뜻을 비춤에 따라 이런 의혹이 해소됐다. 결국 최근 들어 미 달러화 가치가 강세기조로 돌아선 데에는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앞으로 미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이는 차별화 현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환율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요즘 외환당국은 외환보유고가 1천2백억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추가 적립에 따른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다. 외환 수급상에 달러공급 요인이 발생하면 올해도 원화 환율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앞으로 외환수급 전망이 그렇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상거래 측면에서 서비스 수지의 적자폭 확대,경우에 따라서는 적자로 돌아설 공산이 있다. 외국인들도 추가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좋지 않다. 결론적으로 최근들어 외국인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북한 핵,경기둔화,정책혼선 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소될 수 있느냐에 따라 앞으로 원화 환율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차기 정부가 출범해 이런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경우 주가가 상승하면서 원화 환율은 의외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차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원화 환율은 현 수준에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공통적인 것은 미국경제 성장률이 3%대가 예상되는 올 4.4분기 이후에는 3.4분기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