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내년에 공격적 투자에 나선다. 내년도 설비투자액 8조8천억원은 올해보다 35%가 늘어난 규모.세전이익목표를 올해와 같은 15조원수준으로 잡은 점을 감안하면 투자확대폭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더욱이 삼성은 내년에 미국-이라크 전과 소비위축 등으로 사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면서도 대규모 투자확대를 결정했다. 삼성은 이에대해 "불황일수록 투자를 늘려 경쟁사와 더욱 차별화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전자계열사 사장단회의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부문 대표들을 질책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2위와의 격차를 벌리라고 지시했었다. 내년도 설비투자는 전략사업에 집중된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내년에 회로선폭 90나노(nm.10억분의 1미터)기술을 적용한 12인치 웨이퍼 전용라인설비투자를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만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2인치는 기존 8인치보다 생산량이 1백25%가량 늘어나고 원가도 대폭 절감돼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의 추격을 뿌리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TFT-LCD의 경우 LG필립스LCD와 힘겨운 1위 다툼을 벌이고 있고 대만업체들도 추격전에 가세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유리기판크기가 큰 5세대 라인 경쟁에서 LG를 제치고 대만업체들을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5세대라인 설비투자규모를 당초 월10만매 규모에서 16만매로 대폭 늘린다고 최근 발표했다. 내년에 LCD분야 설비투자에 2조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휴대폰은 올해 4천1백만대 판매목표를 초과달성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5천7백만대가량을 팔기로 하고 설비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올해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돌파,업계 3위를 굳혔지만 내년에는 시장점유율 17%로 2위인 모토롤라를 바짝 추격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내년과 2004년에 각각 PDP 1개 라인을 증설하고 효율을 높여 2005년까지 연산 1백8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키로 했다. 최근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2차전지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삼성전기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고밀도 인쇄회로기판,광픽업 등 3개 제품을 집중 육성해 각각 세계1위로 만든다는 계획아래 이들 사업에 집중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코닝의 경우 나노파우더 등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