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이공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학교육개혁과 입시제도 개선, 기술인 우대 분위기 조성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자원부는 6일 한국기술센터에서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와 한국산업기술재단이 참여한 가운데 `산업기술인력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공계 기술인력의 양성 및 활용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안승준 삼성전자 상무는 "우리 이공계 기술인력의 하부구조는질적 취약성이 심각한 만큼 대학교육을 중심으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대학은 도태되고 소외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송엽 서울대 교수는 "창의력과 탐구력 향상을 위해 수능시험에 주관식 출제가필요하며 우수 이공계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장학금이나 병역특례 등의조치가, 장기적으로는 공학교육에 대한 투자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주제발표 내용 요약. ◆안승준 삼성전자 상무= 지난 30년간 한국의 연구개발 및 지식축적의 3분의2는90년대에 이뤄졌지만 지식축적량은 미국의 5.8%, 일본의 13.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본의 연구개발 인력은 대학졸업 후 3년6개월이 지난 뒤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지만 한국은 이때 막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것이 현실이며 이 때문에 한국기업은 입사 1-3년간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교육투자가 불가피하다. 삼성은 그룹 전체로 신규채용인력의 재교육에 연간 8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는 창조.도전적이면서 전문.일반능력을 조화시킨 사람이며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할 경우 도태될 것인 만큼 자기평가를 통해 자정기능을 수행하고 교수에 대한 평가체제도 정착돼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프로로서의 승부근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영어의 절대적인 필요성 증가와 중국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한송엽 서울대 교수 = 입시제도의 난이도를 상향조정하고 주관식 문제 출제를검토하는 동시에 내신성적 반영은 대학자율에 맡기고 수능성적을 표준화해 유효기간을 3년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장학금과 병역혜택 등을 통해 이공계 진학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교육우수대학에 대한 교육비 지원과 공학교육에대한 연구비 지원, 5년제 학.석사 연계과정을 통한 석사과정 졸업생 증원 등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이태식 한양대 교수= 자율성과 창조성이 무시된 획일적인 산업기술문화 진흥정책으로 외환위기 이후 대학정원은 늘어난 반면 이공계 지원자는 급감하고 있다. 이공계 지원자 감소는 산업기술 관련 과목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데다 직업의 불안정성과 열악한 대우, 공학교육시스템의 부재 등에 따른 것으로, 우리는 세계 주요47개국 가운데 전문기술인력 공급측면에서 34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산업기술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율적이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통한 이공계대학의 교육개혁이 필요하고 문.이과 교차지원도 불허해야 한다. 특히 우수산업기술인에 대한 평생연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과 병역특례 확충도 검토돼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