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지역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업계가 재고 처리를 위해 잇따라 가격을 대폭 내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는 오히려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정보기술(IT)업계 전문 온라인 매체인 EBN에 따르면 대만의 왈신, 야게오와 일본의 무라타 등은 지난 3.4분기에 MLCC의 계약 가격을 10% 이상 내린 데 이어4.4분기에도 10%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 들어 IT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재고 누적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전자부품 공급 업체인 TT일렉트로닉스의 미국 텍사스주 자회사인 IRC 어드밴스트 필름의 스티브 웨이드 영업부장은 "야게오 등이 계속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기가 지난 3.4분기에 재고 처분을 위해 값을 20% 인하했으나 생산량은 2.4분기의 월 77억개에서 3.4분기에는 80억개로 늘렸고 이어 4.4분기에도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가 다른 업체들과는 반대로 MLCC의 생산량을 늘리는 데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관계사인 삼성전자[05930]의 휴대폰 판매량이 내년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 워버그의 패트릭 파 분석관은 그러나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MLCC의 물량은 한정적"이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최근 삼성전기의 생산 확대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LCC는 전기 축적에 필요한 IT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최근 휴대폰 등 이동통신단말기의 소형화 및 PC의 고성능화 추세와 맞물려 관련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의 최대 MLCC 생산업체는 일본 무라타(野村) 제작소로 월 120억개를 생산하고 있으며 일본의 TDK가 100억개로 2위, 삼성전기와 야게오가 각각 85억개와 60억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