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트로팩(대표 이걸주)은 식품 진공포장기계 및 포장용지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미국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지 마케팅에 들어가면서 높은 장벽에 부딪쳤다. 미국 포장기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현지 업체와 분명한 제품 차별화를 나타낼 수 없는 상황에서 광고를 꿈도 꿀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걸주 대표는 미국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포장기계회사가 광고 이외에 무엇을 하는지 조사했다. 그는 "이상하게 미국의 포장기계 회사가 포장기계 전시회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식품 전시회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인트로팩도 식품전시회에서 승부수를 띄우기로 작정하고 기회를 엿보다 올해 4월 샌프란시스코 식품전시회(Gourmet Show)에 참가했다. 이 전시회에서 인트로팩은 보스턴 소재의 식품회사에 7년간 모두 4천4백만달러어치를 수출키로 하는 계약을 따냈다. 인트로팩처럼 국제 유명전시회를 십분 활용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KOTRA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해외무역관을 통해 전시회 홍보 지원금을 받아 수출시장을 개척한 건수가 1천8백82건에 이른다. 물론 모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불황타개에 나서는 중소기업들이 최근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게 KOTRA의 분석이다. 어린이용 가구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도도가구(대표 길준경)도 전시회를 통해 수출대박을 터뜨린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한국 가구회사중 유일하게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로부터 출품승인을 받았다. 밀라노 가구박람회 조직위 문을 두드린지 4년만이다. 이 회사는 올해 전시회에서 아동용소파 14점을 세계적인 이탈리아 어린이용품 회사인 치코에 팔았다. 나아가 치코 회장이 직접 길준경 대표를 만나 어린이용 소파를 한국에서 디자인해 수출해 줄 것까지 제안했다. IT벤처인 원클릭테크놀로지스(대표 김충일)는 다른 기업들이 눈을 돌리지 않는 나라를 주시해 성공을 거두었다. 이 회사는 도미니카공화국 교통청으로부터 8백만달러 상당의 무선단말기와 무선SI(시스템통합)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김충일 대표는 "해당국가의 전시회를 빼놓지 않고 찾아다니며 잠재 고객들을 상대로 열심히 눈도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경우에도 한해동안 50회정도의 산업전시회가 열린다. KOTRA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올린 수출계약 누적액이 5억3천만달러를 웃돌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해외 전시회를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지원정책이 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