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지난 10월2일 배럴당 27.75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21~22달러 대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경기회복 둔화를 우려하는 국내 경제에 이같은 유가 동향은 다행스런 일이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각국들도 경기침체 국면에서 유가가 오를 경우 상황이 악화되기 때문에 유가동향에 바짝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제 유가동향의 가장 큰 변수는 뭐니뭐니 해도 미국.이라크 전쟁의 발발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대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면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배럴당 30달러선까지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 상황은 범(汎) 아랍권 대 미국의 대결로 확산되지 않는 한 단기간내에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현재 이라크의 수출물량이 세계 수요의 0.9~3.5%에 불과하고 둘째,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비OPEC의 대체 생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마지막으로 소비국의 비축유 방출 등 국제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아랍권은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 행동에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며,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문제도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어 미국 대 아랍권간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UN의 무기사찰 일정을 고려할 때 연내 미국의 공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정상적인 무기 사찰이 이뤄질 경우, 금년 유가수준은 연평균 22~24달러대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국제 유가 역시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여부와 전쟁 진행 양상(장기화 여부 등), OPEC 등 산유국의 증산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같은 다양한 상황 변화에 대비해 석유공사와 함께 1일 유가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엔 산업자원부에 '비상석유수급 대책반'(반장 자원실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쟁 발생 후 원유가 급등하거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위기 상황별 구체적 대응방안도 수립해 놓고 있다.


우선 유가가 30달러 이상으로 일시 급등하면 유가완충기금을 풀어 시장가격을 하향 안정시키되, 35달러 이상의 고유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때엔 <>비축유 방출 <>절전 고시 <>세제조치(관세 및 특소세 인하) 등의 대책을 쓴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말 현재 정부 비축 및 민간 비축유 규모는 각각 6천9백만배럴(47일분)과 8천2백만배럴(59일분)이다.


그러나 미국과 아랍간 전쟁으로 원유 수급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 <>최고가격고시 <>석유수급 조정명령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을 검토.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비축유(비축시설) 및 유가완충 자금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에너지 절약 및 대체에너지 개발.보급을 확대하여 에너지 위기 대응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갈 방침이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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