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키오닉스 노영화 대표(48)는 지난해 말 아주 특별한 특허 1건을 출원했다. 이 특허는 반도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SiGe(실리콘 게르마늄)제조기술"에 대한 것. SiGe 기술은 실리콘만으로 이뤄진 기존 반도체와 달리 제조과정에서 게르마늄을 첨가해 혼합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199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관련기술을 이전받아 한단계 끌어올려 특허를 출원했다. 타키오닉스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반제품을 만들어 반도체 조립업체인 광전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 특허출원으로 타키오닉스는 IBM NEC 히타치 등에서 만들고 있는 SiGe 제조기술을 적용한 반도체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회사가 됐다. 타키오닉스는 SiGe제조기술을 활용해 무선통신기기용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무선전화기와 생활용 무전기를 생산하는 국내.외 업체들에게 이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이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정도에 머물고 있다. 노 대표는 "매출의 대부분은 84년부터 시작한 일반 가전기기용 반도체를 통해 올리고 있다"며 "하지만 내년엔 SiGe제조기술을 이용한 반도체의 매출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SiGe제조기술을 통해 타키오닉스의 주력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외 휴대전화 생산업체에 SiGe반도체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전자과를 졸업하고 지난 80년 대한전선에 입사했다. 대한전선 반도체 연구소에서 몸담고 있던중 회사가 대우전자로 넘어가면서 88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코리아로 옮겼다. 지난 96년 대우전자의 반도체연구소 소장을 맡아 옛 직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대우전자의 반도체 사업부가 광전자로 넘어가면서 또다시 명함을 바꿔야 했다. 신설된 타키오닉스의 대표를 맡게된 것. 반도체 분야에서 20년넘게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노 대표는 SiGe제조기술에 이어 SiC(실리콘 카바이드)제조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반 반도체는 섭씨 1백25도이상의 온도가 되면 작동을 하지 않지만 SiC로 만든 혼합반도체는 3백도의 고온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그는 2005년까지 개발을 끝내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iC 반도체는 수백~수천와트급 산업용 전기기기에 쓰일 수 있다. 고효율의 LED 등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 타키오닉스는 올해 매출 1백80억원에 10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다는 목표다. 내년엔 매출을 2백50억원으로 끌어올리면서 50억원의 경상이익을 낼 계획이다. 매출 대비 경상이익률을 20%로 올려 잡은 것이다. 이같은 실적으로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엔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노 대표는 "현재 한달에 4인치짜리 1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웨이퍼 공정 라인을 내년엔 6인치짜리 월 5천장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2006년엔 8인치짜리 신규공장도 건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