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의 기간 통신사업자인 차이나네트컴(中國網通)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광통신망 사업자인 아시아 글로벌크로싱을 2억7천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아시아 글로벌크로싱은 한국을 비롯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7개국 2백여개 도시를 잇는 광통신망을 운영중이다. 차이나네트컴은 이를 위해 미국 뉴브리지캐피털 및 일본 소프트뱅크아시아인프라펀드와 함께 '아시아네트컴'을 설립, 아시아 글로벌크로싱의 모든 영업부문과 고객계약 등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 컨소시엄은 1억2천만달러 상당의 현금을 지불한 뒤 아시아네트컴 설립을 위해 1억5천만달러를 추가 대출해 줄 방침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중국도 아시아 글로벌크로싱 광통신망에 연결된다. WSJ는 차이나네트컴이 적은 비용으로 아시아 글로벌크로싱의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글로벌크로싱의 자산가치는 2년 전에만 해도 12억달러(장부가 기준)에 달했으나 대주주인 미국의 글로벌크로싱이 연초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그 가치가 폭락했다는 것이다. 아시아 글로벌크로싱은 매각의 일환으로 17일 미 뉴욕 남부지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아시아 글로벌크로싱에 총 3억4천7백만달러를 빌려준 일본의 NEC와 KDDI해양케이블시스템도 이번 매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SJ는 "중국 기업이 해외 대형통신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라 설명하고 "이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폐막한 제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해외 진출을 강조한 뒤 나온 것으로 유사 사례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